한국인의 무한리필 역사는 현재진행중.

교복이 최고의 패션이었던 시절, 친구들과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이번 중간고사는 망했지만 뭐 어쩌겠냐며, 대패삼겹살처럼 얇았던 걱정을 된장찌개에 말아 훌떡 넘기곤 기말고사를 잘 보자는 약속과 함께 노래방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로부터 딱 10년 후, 고물가 저성장 시대에 무한리필 서비스는 반찬의 형태로 남아있지만 여전히 몇몇 가게에서는 아낌없는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지갑과 위장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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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런 곳들 중 애주가들이 열광할 만한 공간을 발견했다. 바로 역삼역에 위치한 무한리필 위스키 바, 삼미미다.

삼미미는 바와 이자카야, 이렇게 2개의 장소를 운영한다.

① 삼미미 Bar : 위스키, 와인, 칵테일 무제한(스테이크 및 가벼운 안주류 제공)

② 삼미미 이자카야 : 사케, 전통주 등 무제한(사시미, 야키토리 및 가벼운 안주류 제공)

전체적인 컨셉을 생각하면 일본의 노미호다이(제한된 시간 안에 술을 무제한으로 즐기는 문화) 이자카야가 떠오른다. 한국에서는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두 곳은 각각의 분위기와 주종이 다르니 취향에 맞춰 원하는 곳으로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에디터는 평일 퇴근 직후인지라 고도주가 끌렸기에 삼미미 Bar로 향했다. 추후 삼미미 이자카야를 가게 된다면, 인스타그램에 소개해 드리겠다.

1시간에 3만 원 / 모든 술 무제한 / 연중무휴

삼미미의 대문 앞 작은 칠판에 적혀있던 문구를 보자마자 단비 같은 감동이 마음을 적신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한 것이지, 이렇게 저렴하게 파는데 장사가 잘 되나? 동공에 매달린 쓸데없는 물음표가 떨어진 건 손님으로 꽉 찬 삼미미의 가게 전경을 본 이후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직전, 약간 의아할 수 있다.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는 시끄러운데 눈앞은 거대한 주류판매대가 막고 있다. 자세히 보니 위스키부터 전통주까지, 100여 종이 넘는 술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순간적으로 ‘바가 아니라 바틀샵이었나?’ 하는 당혹스러움을 가지게 된다.

이때 의심하지 말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자. 약간 어둑한 조명의 술맛 나는 분위기, 10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과 푹신한 소파 테이블 4개, 그리고 각종 술과 리큐어로 가득 찬 3단 진열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제야 가게의 컨셉을 제대로 이해했다. 이곳은 바와 바틀샵, 둘 다 운영하는 곳이었다. 주류판매대가 정말 넓고 커서, 마치 ‘삼미미에서 맛본 술이 마음에 들었다고요? 바로 집에 가져가야죠!’ 라는 사장님의 센스 있는 추천을 엿본 듯했다. 네네, 저도 사갈게요. 그 전에 일단 메뉴부터 보고요!

#이용시간

1시간에 3만 원 / 추가 30분 당 15,000원 (자동 연장)

주문 후 첫 술이 서빙되는 순간부터 해당 시간을 체크한다. 이른 오후부터 술이 당기는 술꾼들을 위한 혜택도 있다. 오후 7시 30분 이전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첫 1시간은 2만 원에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해 보자.

※ 에디터의 TIP. 주변에 회사가 많기 때문에 이곳은 오히려 평일에 사람이 많다. 덜 붐비는 시간대에 이용하고 싶다면 월, 화 혹은 주말에 방문해 보자.

#메뉴 설명

우선 메뉴판과 바 뒤의 진열장을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열장은 총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 / 주로 5~7만 원 정도의 엔트리급 위스키로 구성된다. 위스키 초보들이 다양한 술들을 시도해 보기에 아주 적합하다. 버번, 라이, 아이리쉬, 스카치 위스키 등등 정말 많은 술이 준비되어 있고, 반드시 인당 같은 주종을 한 잔씩 주문할 필요도 없다.

2~3층 / 조금 더 가격대가 있거나 희소성이 있는 주류들이다. 여기서부터 잔 당 추가 비용이 생성된다. 자리에 앉자마자 비타민C 알약을 하나씩 주셨다. 알코올 분해로 인해 술에 덜 취하게끔 돕는 사장님의 배려심이 담겨있다. 든든한 간 지원군도 얻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마셔볼까?

※ 개인적으로 프리미엄 라인의 위스키를 소량만 즐기고 싶다면, 일반적인 바에서 궁금한 위스키를 딱 한 잔만 마셔보는 것이 삼미미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겠다. 물론 견해이니 참고용으로만 받아들이자.

※ 수급 상황에 따라 메뉴판에 없는 술들이 진열장에 보이곤 한다. 그럴 때는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바텐더 분께 여쭤본 후 주문하면 된다.

편의점에서 많이 봤던 바로 그 위스키, 잭 다니엘의 과일 에디션이 출시되었다. 바로 잭 다니엘 애플. 미국 테네시 주에서만 생산된 청사과를 원액으로 추출해 내어 잭 다니엘 위스키에 섞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공적인 단맛이 아닌 자연스러운 사과향을 느낄 수 있다.

잭 다니엘 블랙, 허니와는 다르게 도수가 낮은 리큐르이기 때문에 니트*로도 즐길 수 있다. 상큼한 첫 잔으로 제격일 듯하여 하이볼로 주문해서 마셔보았다. 사과의 풋풋한 과일 향과 상큼달달한 탄산음료의 맛이었다.

*니트 : 아무것도 섞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것.(=스트레이트)

작년(22년도)부터 인기가 많아져 구하기 힘들어진 스프링뱅크. 캠벨타운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이 위스키는 100시간의 발효과정을 거치는 동안 달달한 과실 향이 많이 올라온다고 한다. 피트 향인 듯 아닌 듯, 약간의 스모크한 향*이 느껴진다. 피트 위스키를 처음 도전해 보는 드링커에게 추천하고 싶다. 삼킨 후에도 피트 향이 입안에서 강하게 남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피트 위스키를 좋아하지 않지만 스프링뱅크는 정말 맛있게 마셨다. 다만 바틀 가격은 조금 사악하니, 잔으로 먼저 경험해 보고 그 후에 구매를 고려해 보시라.

*피트 : 석탄의 한 종류. 위스키 제조 과정 중 석탄을 활용하여 건조하는 단계가 있는데, 이때 피트 향이 위스키에 스며든다.

애플 브랜디 / 진한 홍사과 / 강한 과실향

🍎 불라 깔바도스 그랑 솔리지

🍎 도수 : 40%

🍎 가격 : (1층 술) 기본 제공

삼미미

ᑯ 서울 강남구 논현로87길 41 신일유토빌 109호, 삼미미 BAR
ᑯ 영업시간
   평일 12:00 - 04:00
   주말 16:00 -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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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미미>에서 걸어서 4분

바삭하고 촉촉한 튀김이 듬뿍 올라간 텐동. 아나고 텐동 부터 안심이 들어간 고급 텐동까지, 특이한 텐동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기름진 맛에 조금씩 물릴 때쯤, 사장님께서 센스 있게 메뉴판에 넣어주신 오키나와 생맥주를 쭈욱 들이켜보자.

ⓒ 나이스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