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가고 싶을 때, 청담 <앱앤플로우>

2023. 3. 29.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2023.03.29.

#바다 #칵테일 #갤러리

오늘의 에디터 | 포터 @okdkds

창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미디어 PD.

바다가 있는 울산에서 나고 자랐으나 바다를 많이 못 봐 아쉽다.

*드링커 여러분들을 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 레터, 끝까지 읽어주세요!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고민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바다 없으면 못 사는 열정 넘치는 서퍼라거나 바다에서 나고 자란 추억을 간직한 채 바다와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에디터에게 바다란 공간은 잠시 쉬어가는 쉼표로 인식된다. 힘들었던 때 혼자서 강릉행 KTX를 타고 도착한 해변가에서 하루 종일 바다를 보던 기억은 지금까지도 위로가 된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탁 트인 공간과 파도 소리다. 도시보다는 훨씬 조용하지만, 매번 조금씩 다르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단순히 정적이기만 한 공간을 만들진 않는다. 밤바다를 보며 캔맥주를 한 캔 마시면 그만한 힐링이 또 없기에 여유가 생기면 또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질 것이다. (근데 여유가 없다는 게 늘 문제다)

그리고 도산대로와 압구정 로데오 사이에 바다를 닮은 바가 있다. 이름부터 앱앤플로우, 밀물과 썰물이다. 언제나 에디터의 원픽으로 꼽는 <바 티센트>를 만든 곳에서 런칭한 장소이기에 큰 기대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앱앤플로우의 입구는 특별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지나면 작은 갤러리가 등장한다. 3달 정도를 주기로 그림이 바뀌고 모두 실제로 판매가 이뤄지는 그림들이다. 하얀 백사장을 누비듯이 찬찬히 그림들을 둘러보다 문을 하나 더 열고 바 내부로 들어가면 짙고 섹시한 딥블루 색으로 포인트를 준 바 내부를 만날 수 있다.

적당히 어두운 조명에 벽 내부를 가득 채운 술들, 12석 정도 되는 바 테이블과 4인 테이블 3개가 준비되어있다. 또한 예약금을 내면 프라이빗한 룸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매장 곳곳에 작가님들의 작품과 매장 직원들이 바다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들도 한편에 걸려있다. 바 테이블의 푸른색에서도 바다를 찾을 수 있었고 잔잔히 들려오는 배경 음악 사이사이에는 파도 소리도 들려온다. 그리고 진열되어 있는 잔들 속에도 파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얼마나 바다에 진심인지 알 수 있었다.

앱앤플로우가 바다에 진심인 이유는 ‘조화’와 ‘변화’ 때문이다. 밀물과 썰물을 떠올려보자, 때를 알고 자신의 자리에서 자연스레 울렁이는 바닷물은 자신의 자리를 채우기도 하고 내어주기도 한다. 밀물과 썰물로 조화를 이루는 바다처럼 ‘예술’과 ‘술’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바다는 변화의 공간이다. 인간의 지문처럼 똑같은 파도는 없기에 바다는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 내가는 곳이다. 바텐더님은 바(bar)는 지속적인 콘텐츠가 계속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매번 같은 술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것들이 섞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바다처럼 변화하는 공간에 집중하였다.

메뉴판에서도 밀물과 썰물 같은 조화가 계속된다. 메뉴판 제작 전 작가님들을 섭외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서 작가님들이 칵테일의 비주얼과 맛과 향을 느끼고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들을 메뉴판에 함께 얹었다. 덕분에 메뉴판의 설명과 바텐더님의 설명에 더해 공감각적으로 칵테일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오늘은 총 다섯 가지의 칵테일을 소개하니 마음에 드는 칵테일을 찾아볼 수 있길 바란다.

변화하는 맛 / 향긋함 / 티베이스

🍹 Night Sky

🍹 도수 : 15%

🍹 가격 : 26,000원

차를 얼려서 만든 얼음이 들어간다? 설명을 듣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칵테일이다. 얼음을 넣은 진토닉이 시간이 갈수록 맛이 밍밍해지는 것이 마음 아파 ‘얼음이 녹을수록 밍밍해지는 것이 아닌 다채로운 맛을 낼 수 있는 칵테일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위부터 히비스커스, 페퍼민트, 레몬 몰테일을 얼린 얼음이 들어가 천천히 녹으면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점차 변화해 갈 나이트 스카이를 기대하며 첫 모금을 들이켰을 땐 상큼한 진토닉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앱앤 플로우에서 직접 만든 진의 풍미와 토닉워터의 청량함이 어우러진다. 알록달록한 비주얼의 티-아이스 들이 녹아가며 더욱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레몬 몰테일 얼음까지 서서히 녹았을 땐 한층 더 부드러워진 진 토닉을 마실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첫 모금이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는 진토닉이라면 마지막 모금은 봄의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마시는 진토닉 같았다.

달콤함 / 꼬냑베이스 / 인생칵테일

🍹 Enchanté (앙샹떼)

🍹 도수 : 15%

🍹 가격 : 26,000원

앱앤플로우의 원픽을 꼽으라면 자신 있게 앙샹떼를 추천할 수 있다. 23년에 들어와 마신 술들 중 가장 맛있었다. 드링커 여러분들이 앱앤플로우에 방문한다면 반드시 먹어야 할 칵테일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앙샹떼는 불어로 ‘환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 오는 모든 이를 환영한다는 의미로 손 모양의 가니쉬가 우리를 반겨준다.

꿀맛이 난다. 정말 맛있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꿀맛이 난다. 시중에 판매하는 설탕을 가득 넣은 가짜 꿀이 아닌 질리지 않는 단맛을 내는 토종꿀의 맛이 난다. 얼마나 이 맛이 강렬했으면 당시에 작성한 테이스팅 노트에 ‘꿀맛’이란 표현이 네 번이나 들어갔다.

꿀맛의 비밀은 바로 꼬냑과 샴페인 그리고 머스킷으로 만든 시럽의 조합이다. 과일 특유의 상큼한 단맛이 샴페인과 꼬냑의 고급스러운 풍미와 만나 오묘하면서도 깊은 단맛을 만들어냈다. 거기에 레몬까지 얹어지며 깔끔한 뒷맛을 만들고 드라이아이스 덕분에 탄산감도 느낄 수 있었다.

스파이시한 / 데킬라 / 남미의 향기

🍹 Jimador Joe(히마도리 조)

🍹 도수 : 12%

🍹 가격 : 26,000원

칵테일 이름이 마치 사람의 이름 같았다. 이름의 연유를 여쭤보니 데킬라의 원료인 용설란을 재배하는 농사꾼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남미의 뙤약볕 아래로 나가 용설란*을 재배하기 전 마시는 커피 한 잔을 생각하며 만든 칵테일이라고 한다.

커피라고 해서 은은하고 잔잔한 풍미를 기대했다면 큰코다칠 수 있다. 데킬라 특유의 바닐라 향과 스모키함에 더해 약간의 스파이시한 맛이 어우러져 입 안에서 매콤한 맛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준다. 데킬라를 수비드**로 조리하여 시나몬 향을 입히고 마지막엔 페퍼로니 고추를 추가해 킥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맛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함께 나오는 마시멜로를 한 입 베어먹으니 스파이시함이 중화되었고, 그렇게 한 두 번 더 마시다 보면 묘하게 끌리는 맛에 손이 바빠졌다. 남미의 강렬한 햇볕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커피는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용설란 : 데킬라의 원료가 되는 멕시코의 다육식물. 용의 혀와 모양이 닮아서 용설란이란 이름으로 부른다.
**수비드 : 진공 상태에서 열을 가하는 조리법. 술(리큐르)을 수비드 한다는 것은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향을 효과적으로 입히는 공법을 의미한다.

은은한 / 우디한 / 숲속길

🍹 Rain Cloud

🍹 도수 : 10%

🍹 가격 : 26,000원

에디터가 바다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비 내린 다음 날의 비 냄새다. 초여름 화단에서 느낄 수 있는 흙내음은 향수로 간직하고 싶은 정도다. 그리고 앱앤플로우에서 그 향을 더 깎고 깎아 정교하게 만든 칵테일을 만났다.

앞선 세 칵테일을 마신 뒤 추가로 주문한 칵테일이었는데 패츌리 잎 덕분에 숲속을 거니는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가니쉬로 파핑 캔디를 넣어 귀를 기울이면 비가 지붕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럼과 라임 그리고 진저에일까지 깔끔함의 삼중주를 완성한다. 마치 비가 그친 다음 날 오두막 그늘에서 느끼는 바람과 같다. 그 덕에 마지막 입가심을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스모키함 / 위스키 / 아이스크림

🍹 Chain Smoker

🍹 도수 : 6%

🍹 가격 : 26,000원

겉모습은 누가 봐도 아이스크림인데 그 속에서 어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위스키와 랍상소우총*의 스모키함이 가득 들어가서 입에 넣는 순간 훈연향이 끝맛에 부드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겉모습만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것이 아니다. 생크림으로 아이스크림 특유의 식감을 만들어주고 위스키의 스모키함이 마지막에 킥을 준다. 달콤함이 지나간 자리에 위스키가 살포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녹아 사라진다.

*랍상소우총 : 중국 복건성에서 나온 차에 소나무를 태워 훈연한 홍차로 강한 스모키향이 특징이다. 맛은 향에 비해서는 부드럽다고 한다.

바다를 닮은 앱앤플로우에서의 밤이 끝났다. 오늘 소개한 칵테일 이외에도 많은 칵테일들이 있었는데 모두 마시지 못하고 온 것이 너무 아쉬울 만큼 모든 칵테일들이 훌륭했다. 오늘 소개한 시그니처 칵테일 이외에도 많은 칵테일들이 드링커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앱앤플로우>의 시그니처 칵테일은 논알콜로도 주문할 수 있으니 맛은 궁금한데 술이 약한 드링커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러가지 음료를 자신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주시니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드링커 여러분들이 <앱앤플로우>를 꼭 방문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시그니처 칵테일 10% 할인 쿠폰을 5분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다. 4월 5일 수요일까지 드링킷 뉴스레터 구독자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니 아래 링크를 통해 참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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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앤플로우

ᑯ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6길 30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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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it Road

압구정 로데오는 비싸기만 하다는 편견이 존재하고 어쩌면 어느정도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곳이 그 편견에 들어맞지는 않는 법, 감히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챙길 수 있는 곳들을 모아보았다.

Purple

: 앱앤플로우에서 걸어서 3분

깔끔한 흰색 외관으로 압구정 로데오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퍼플은 탁 트인 공간덕에 압구정 로데오의 휴게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공간 자체의 매력에 더해 티라미수, 케이크 등 각종 디저트에 파스타, 랍스타 빠에아 등 다이닝도 준비되어 있으니 방문해보길 바란다.

미뉴트 빠삐용

: 앱앤플로우에서 걸어서 3분

노티드를 만든 GFFG와 카멜의 콜라보로 탄생한 줄서서 먹는 츄러스 카페다. 미국의 오래된 극장이나 호텔 로비를 연상케하는 내부 디자인은 흥미를 자극한다. 화이트 크림, 스위트 칠리 요거트, 땅콩 초코 바나나 총 3가지의 소스가 준비되어있으니 골라서 찍어먹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