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명의 의미는 간단하다. 시트러스류 과일의 껍질을 뜻하는 'Zest'와 'Zero Waste'를 합쳤다. 인테리어만 보아도 전체적으로 우디하고 한국적인 미가 돋보인다. 자연 친화적인 공간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이곳은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F> 와 2021년 테이스트 오브 서울 미식 100선에 이름을 알렸다. 지속 가능성을 외치는 메시지와 동일하게, 화장실에 비치된 어메니티 또한 비건 브랜드 melixir의 제품을 사용한다. 이처럼 무해하고 깔끔한 바에서 만드는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

제스트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다. 계절마다 직접 증류해낸 진을 사용한다. 올해 봄 시즌의 진토닉은 한라봉, 오미자, 박하를 증류한 진, 그리고 캔 배출량을 없애기 위해 직접 제작한 수제 토닉워터를 믹스했다. 매장에서 갓 만들어 낸 탄산이라 첫 모금에서 탄산감이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 탄산감이 입안을 휩쓸고 나면, 제주 한라봉의 과실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일반적인 진토닉에 비해 조금 더 상큼하고 톡 쏘는 맛이다.

샥슈카는 이스라엘과 아랍 지역의 대표적인 가정식이자 아침식사이다. ‘에그 인 헬'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직접 끓인 토마토 미트 소스와 초리조, 하리사를 끓여 그 위에 동물복지 수비드 수란을 가볍게 얹었다. 향신료 덕분에 이국적인 향이 더해져 훨씬 매력 있는 안주로 변신했다. 바삭한 바게트 위에 얹어 먹거나 찍어 먹을 수 있다. 제스트에서 접하는 칵테일을 오래 음미하고 싶다면, 향이 강한 샥슈카 대신 가볍게 집어먹는 핑거푸드 메뉴를 추천한다.

메뉴판에 없는 칵테일을 요청해도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처음 방문한다면 제스트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은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햇살이 들어오는 한낮, 제스트만의 칵테일을 가볍게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